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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ing tax in two countries

미국에서의 인턴십은 흔히 하기 어려운 다양한 경험을 선사했는데, 그 중 하나가 무려 1년이란 시간이 지난 뒤에야 마무리된 세금 보고이다. 그 과정을 이곳에 정리해 본다.

Tax Report to US

SSN

미국에서 납세자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의 주민등록번호에 해당하는 Social Security Number을 발급받아야 한다. 나는 J-1 비자로 입국한 인턴이었기 때문에 여권과 DS-2019, 인터넷으로 발급받은 I-94, 직접 작성한 SS-5를 들고 가까운 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을 방문해 신청했다. 보고한 거주지로 Social Security Card가 발송되기까지 2주가 조금 안 걸렸는데, 입국하고 2주가 지나야 SSN을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한달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인턴십을 시작하고 2주가 지나서야 SSN을 회사에 제출했는데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Form W-4

W-4는 소득세의 원천징수(Withholding)를 위한 공제정보를 보고하기 위한 양식이다. 해당 양식에 작성된 공제내역에 따라 원천징수액이 달라지게 된다. 고용주가 고용인에게 받아 제출해야 하는데 나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시스템에 필요한 정보를 기입하는 것으로 끝냈다.

Form W-2

W-2는 원천징수영수증에 해당한다. 1년간의 총 급여액과 원천징수된 연방 및 주 소득세 내역이 나와있고,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다음 해 4월중에 마감되는 세금 보고를 위해 1~2월 중 고용주가 고용인에게 발급한다. 내가 받은 W-2는 같은 내용의 표가 각각 연방 세금 보고, 주 세금 보고, 보관용으로 한 장씩 들어있었다. 이것으로 고용주의 의무는 끝나고 고용인에게 세금 보고의 책임이 지워진다.

Form 1040

미국의 세금 보고는 다음 해 4월중에 마감된다. 연간 1달러 이상의 소득이 있는 개인의 경우 1040을 IRS에 제출해 소득을 보고하고 세금을 정산해야 하며, 한국의 연말정산처럼 정산된 소득세가 원천징수한 금액보다 클 경우에는 추가 납부를, 정산된 소득세보다 많은 금액을 원천징수한 경우에는 차액을 환급받게 된다. 다만 근로자를 위해 간편화된 연말정산과는 달리 서류를 작성해 IRS에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한국과는 달리 모든 납세자가 종합소득세 신고를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1040은 작성 메뉴얼이 백여 장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고 내용도 복잡해 전문적인 지식 없이는 작성이 쉽지 않다. 이를 돕기 위한 것이 TurboTax 등의 세금 보고 프로그램인데, 세무사의 역할을 비교적 저렴하게 대신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매년 세금 보고 시즌만 되면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앱스토어 랭킹에 줄줄이 올라오는것을 볼 수 있는데, 저렴한 가격의 플랜은 입력한 정보를 토대로 IRS에 제출할 서류를 출력해 주는 것에 그치지만 가격이 비싸질수록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는 항목을 찾아 세금을 절감해주거나 IRS에 제출까지 대행해 주는 등 기능이 다양해진다. 다만 대부분의 플랜은 일반적인 납세자에 맞춰져 있어 일반적이지 않은 소득이나 공제항목이 있는 경우에는 선택의 폭이 매우 좁아진다.

Non-resident alien인 나는 미국 영주권자가 제출하는 1040이나 1040이 간소화된 1040-EZ가 아닌 1040NR이나 1040NR-EZ를 제출해야 했는데, 해당 서식을 지원하는 서비스가 많지 않았다. 다행히도 비자를 후원해준 스폰서에서 Glacier Tax Prep의 사용권을 제공해주었고 이를 이용해 연방 세금 보고에 필요한 1040NR-EZ와 8843을 작성했다. 다만 해당 플랜이 주 세금 보고까지는 지원하지 않아 Sprintax의 캘리포니아 세금 보고 플랜을 따로 구매해 540NR을 작성했다.

1040 계열 서식의 내용은 대동소이한데, W-2에 나와있는 총 소득금액에서 시작하게 된다. 일반적으로는 한국의 기본소득공제와 유사한 Personal Exemption과 한국의 근로소득공제와 유사한 Standard/Itemized Deduction을 공제하며, 나의 경우에는 한미조세협정에 의거해 $2,000의 소득공제를 추가로 기입했다. 공제항목을 모두 적용한 뒤 남은 금액이 한국의 과세표준에 해당하는 Taxable Income이 되며 해당 금액을 기준으로 최종적인 소득세를 산정하게 된다.

산정한 소득세를 다시 W-2에 나와있는 원천징수액과 비교해 정산하게 되는데, 원천징수한 금액이 더 크다면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의 경우에는 연방세와 주세를 합해 수천달러 가량의 환급이 발생하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Tax Return

1040이나 1040-EZ의 경우 최근들어 온라인으로도 제출할 수 있게 되었으나 내가 작성한 1040NR-EZ과 540NR은 해당사항이 없어 각각 IRS와 California State tax office로 직접 보내야 했다. IRS는 Fedex나 DHL을 이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나 필수는 아니다. IRS와 California State tax office로 각각 W-2, 1040NR-EZ, 8843과 540NR, W-2를 순서대로 잘 포장해 우체국 EMS로 발송했다. 사서함은 수신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설명을 들어 조금 불안했으나 결과적으로 1주일정도 걸려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

세금 환급은 미국 내 은행 계좌로의 이체와 수표 중 하나로 받을 수 있는데, 나는 양 쪽 모두 전자를 선택했다. 연방세는 서류를 부친지 한 달 가량 뒤에 계좌로 잘 환급되었으나 주세는 환급되지 않아 궁금해하던 참에 집으로 우편이 도착했는데, 내가 제출한 540NR에 잘못된 점이 있어 이를 수정했다는 통보와 함께 환급액에 해당하는 수표가 동봉되어 있었다. 알고보니 Sprintax에서 작성해 준 540NR에 공제항목이 잘못 기입되어 있었고 결과적으로 수백달러의 세금을 더 내는 것으로 보고된 것이었는데, 이를 정정해 준 덕분에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었다.

Tax Report to Korea

비록 미국에서 미국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고 소득을 창출했으나 나는 한국에 거주중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세법에 의해 한국 정부에도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세법상 국외근로소득에 해당되어 소득세가 발생하는데, 다만 이중 납세를 방지하기 위해 외국 정부에 납부한 세금을 면제해주는 제도인 외국납부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외근로소득은 을종근로소득으로 연말정산만으로 끝나는 갑종근로소득과는 달리 종합소득세 신고를 통해 정산해야 한다.

연말정산

귀국한 뒤 서울의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으므로 해당 소득에 대해 연말정산을 했다.

종합소득세 신고

종합소득세 신고의 경우에도 내용이 간단한 경우는 국세청 사이트를 통해 직접 신고하거나 저렴한 대행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국외근로소득과 외국납부세액공제는 흔히 있는 경우가 아니라 애를 먹었는데, 다행히도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세무사사무실에서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처리해 주었다. 일반적으로는 국문이 아닌 서류는 번역본으로 세무에 사용한다고 하는데 그런 사정을 잘 몰랐기에 원문을 그대로 전달했고, 나중에 요청을 받아 간단한 각주를 달아서 다시 전달했다. 세무사님도 오랜만에 세법을 다시 들여다봤다고 하니 번거로웠을텐데 고마울 따름이다.

외국납부세액공제는 납부액을 전부 공제하는 것이 아니고 전체 소득에서 해당 외국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율까지만 공제한다. 나는 과세년도에 국외근로소득과 국내근로소득이 모두 발생했으므로 공제한도가 해당 비율에 따라 결정되는데, 국세청 안내를 보고 직접 계산해 본 결과 상당금액이 공제한도를 넘겨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보였으나 실제로 추가로 납부할 금액은 없었다. 세무사사무실을 통해 받아본 서류의 사본에는 구체적인 계산 과정이 나와있지 않아 참고하지 못한 점이 다소 아쉬웠다.

Epilogue

적지 않은 금액을 환급받고 소득세를 추가로 납부하지는 않았으니 성공적이었다고 평할 수 있겠다. 이런 일은 언제나 환영이야!